사순절을 뜻하는 영어의 렌트(Lent)라는 말은 고대 앵글로 색슨어 Lang에서 유래된 말로, 독일어의 Lenz와 함께 '봄'이란 뜻을 갖는 명칭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따라 사순절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올해는 3월 9일)에 시작하여 부활주일 바로 전날(4월 23일)에 끝납니다. 이 기간을 계산해 보면 총 46일이 됩니다. 그런데 이 46일 중에서 6번의 주일을 제외한 나머지 40일을 사순절로 지킵니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하나님과 만나기 전에, 또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거쳐야 할 준비기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40년, 예수님의 40일 금식기도 등)
사순절의 마지막 6일을 특별히 고난 주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고난 주간이 끝나는 그 다음 날이 바로 부활주일(올해는 4월 24일)이 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 행해지던 풍습으로는 종려나무를 태워 만든 재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렸습니다. 이는 나 대신 죽어 주신 예수님의 고난을 다시 깊이 생각하며 나의 죄에 대한 참회의 표시 입니다. 또한 인생의 모든 부귀와 영화도 잠시 잠깐 후면 사라지고 마치 이마에 그려진 재처럼 또 다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엄숙한 인생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순절 기간동안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우리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40일을 기도하며 준비합니다. 때로는 금식을 하면서 기도하기도 하고, 경건한 마음과 신앙의 자세로 사순절 기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건생활 훈련은 굶주린 사람에게 양식을 나누어 주는 일, 떠도는 불쌍한 사람들을 집에 맞아 들이는 일,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입혀 주는 일, 어려운 처지의 형제를 돌보는 일들과 함께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을 섬김에 있어서 종교적인 의식보다는 이웃을 마음으로 사랑하는 행동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마25:31-45).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주님 사랑과 영혼 사랑을 실천하는 사순절 기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