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KC 추석풍경

by 관리자 posted Oct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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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명절이 다르긴하지만, 그래도 한국인으로서 지나칠 수 없는 날은 '추석'인 것 같습니다.

추석이었던 지난 주일, 우리 교회에는 풍성함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교회를 찾아와주신 새가족들로 인해 풍성했고, 은혜가 가득했던 예배가 풍성했고, 식사팀 리더들께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점심식사와 송편으로 인해 풍성했고, 식사 후 교육부에서 주최했던 윷놀이 토너먼트로 인해 즐거움이 풍성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오르는 참 좋은 주일이었습니다.

특별히 오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한글학교에서 주최했던 윷놀이입니다. 게임방식은 어른 2팀, youth 2팀, 유초등부 2팀으로 나누어 서로 섞여서 예선전을 치르고 난 후, 준결승전과 결승전으로 이어지는 토너먼트 방식이었습니다.

팀의 특징을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어른팀은 게임방식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고, 소위 말하는 잔머리도 굴릴 수 있는 노련함이 있는 팀입니다. youth 팀은 2세인 한국아이들과 미국아이들이 섞인 international 팀으로 정확히 게임룰을 모르는 아이들도 있지만 똑똑한 팀입니다. 유초등부팀은 게임방식도 모르고 요령도 없고, 그저 윷을 굴려서 사람들이 좋아하면 잘 한 것인지 아는 가장 약세한 팀입니다.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게임의 결과는 우리의 모든 예상을 뒤엎고, 유초등부 2팀이 최종 결승에 올라가, 그중 한 팀이 우승하는 의외의 일이 벌여졌습니다. 실은 한 팀은 정말 실력으로 이겨서 올라갔구요, 다른 한 팀은 어른팀이 일부러 져주어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최종 승자팀은 어른팀이 살짝 져주었던 바로 그 팀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살짝 져준 어른으로서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룰도 모르고, 잔머리를 굴리지도 않지만 최고의 강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해보는 윷놀이 토너먼트이기에 너무나 재미있게 참여했고, 순수하게 이기고 싶었던 그 마음~  그것이 아이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준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아이들을 보며 배웁니다. 시대의 장수 골리앗을 물맷돌 하나로 이겼던 다윗처럼,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서있던, 작지만 강한 영혼에게 큰 교훈을 얻는 추석이었습니다.